지난달에 17-40을 팔고,  slr에서  조건에 맞는  매물 기다리다가

드디어 

대전에서의 신동급매물과 서울직거래 미개봉 물건이 나왔다.

두 가지의 조건에 맞는 거래 물건을 보고, 교수님께 전화드려 의견을 여쭤보니 무조건 미개봉으로 가란다.

문제는 서울이다

대단한 일도 아닌 일로, 렌즈사러 서울까지 가기가 좀 찜찜하다.

더욱이 수요반을 다니느라고 3개월간 수요 저녁예배도 참석못했는데, 9월부터는 예배드리러 교회에 갈려고 했는데...

고민을 하던차에 교수님 한마디 "나 오늘 서울가요" 같이 갑시다.

난  마음이 내키지않아 교수님이 받아오시면 어떨까요? 했더니

교수님 에이~! 그냥 같이 갑시다.

나는 서울 매도자에게 전화하여 거래가능한 장소를 물어보니 홍대앞은 좀 그렇고 강남터미널이면 좋겠단다.

그러면서 매도자 한마디 하는데  직접 오시면 2만원을 빼주겠다고 한다.

추가로 영화표도 드리겠다고 유혹(?)한다.

나는 우선 4시가 다되어 가길래  은행문 닫기전에 은행가서 돈을 찾고,

서울가는 건 좀더 생각 해 보기로 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서울가기가 부담스러운데.... 

무턱대고 교수님께 부탁드리기도 죄송하고, 예정에 없는 서울을 가자니 부담스럽고..

더욱이 나는 늘 계획하고 일을 하는 편이지, 즉흥적으로 움직이는것을 싫어하는 편이다.

30분간 고민을 하다가   렌즈 욕심에 직접 서울을 다녀오기로  마음을 먹고,

교수님께 전화를 드려  같이 가자고 부탁드리고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나서,

서울 판매자와도 고속터미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나는 사무실서 나와 집으로 일찍 들어온 것처럼 하며, 옷을 갈아 입고 아내와 이야기를 하다가 카메라를 가지고  나오려는데,

집사람에게 뭐라고 해야할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잠시 고민하다가

교수님과 식사약속을 했다고 핑계대고(?) 나왔다.

물론 서울가면서  뭐라도 먹어야하니 그것도 식사는 식사일테니, 거짓말은 아니라고 스스로 합리화(?)를 해가며 집에서 나왔다    

가까운 곳을 간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옷도 반바지에 샌들신고 티셔츠입고 나왔다. 

나는 16-35를  갖을 욕심으로 예정에 없는 서울행을 향한것이다.

나는 자동차안에서 교수님께 이렇게 얘기했다.

혹 무슨일이 생기면 큰일인데요

늘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교수님은 에이~ 무슨  아무일도 없을테니 걱정마세요. 

태풍을 걱정하였지만, 도로 사정도 좋은 상태이고, 차도 많치않고,

20년 무사고를 자랑하는  이교수님의 안전운전으로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무사히 도착했다

교수님의 아이디어로 고속버스만 다니는 주차장으로 쌩하며 들어가니 놀란 경비아저씨 얼떨결에 거수경례로 통과(?)시켜준다.

ㅋ ㅋ ㅋ

역시 우리의 이교수님이시다.

나는 먼저 대전으로 가는 버스시간표를 알아봤다.

대전가는 버스시간을 알아보니 8시20분, 9시 출발이 있다.

교수님이 "왈" 9시출발 버스를 타면 둔산11도착해서 집에가면..... 음~~~안됩니다.

너무 늦으니 8시20분 출발버스로 내려가라고 하신다.

시계를 보니 8시 6분이다 

나는 매표소에서 8시20분 버스를 표를 신청하며 ,싱글자리를 요청하니 없단다.

그럼 멀미를 하니 앞자리라도 달라고 요청하니 모두 팔려 앞자리가 없다고 한다.

그래도

나는 다시한번 앞자리를 검색 해달라고 하니,

잠시 보더니 한자리가 있다고 하며 표를 주는데 번호표 8번 창가자리다.

표를 구입하고 16-35매도자에게 전화하니 매도자는 호남선에서 기다리고 있단다.

헉~!

나는 놀래서 지금 경부선에 도착해 있고,  대전으로 출발하는  8시 20분  버스표를 구입했다고 하니 금방 오겠다고 한다.

나는 교수님과 저녁먹는 약속(?)을 생각하고,

햄버거를 시켜 먹으면서,

매도자를 만나 렌즈확인하고,

대금 지불하고,  

보너스로 준 극장표받고,

매도자와 헤어지고, 

교수님이 사주신 바나나우유  마시고,

화장실 들리고,

이런일들을 10여분 만에 해치웠다.

그사이에 교수님 디카꺼내서 사진찍으시는데 후레쉬터지니 사람들이 처다본다

교수님 흑백사진기로 바꾸셔서 다시 사진 찍으신다.

주제가 삶과 이별이라고 하신다.

역시 우리 교수님이시다.

교수님과 헤어진 나는 버스에 몸을 실고  잠을 청하는데 이런저런 생각에 영 잠이 오지 않는다.

더욱이 뒤자리에 남자아이가 있는데 어찌나 떠드는지 부모는 나 몰라라 내버려둔다.

뒤척이다보니 비가 많이 내린다.

무사히 도착하길 기도하며 생각에 잠겨 있는데, 버스가 갑자기 휴게소로 들어간다.

엉~! 왠 휴게소지~~

기사아저씨 안내 방송하신다.

화장실이 급한 손님이 있어 잠시 들렸다며, 곳바로 바로 출발하겠다고...

잠시 후 버스가   출발하여 달리는 순간..............

꽝~~하더니 아지직~소리와 함께 여자들의 비명소리가 들리더니 버스가 멈춰섰다.

난 순간적으로 넋을 잃고 말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버스안에 난리가 났다.

달리는 버스를 화물차가 옆에서 추돌하여  일어난 사고였다.

중상입은 환자는 없지만 버스 유리창이 깨어지면서 유리가 튀어 유리가루로 몇몇의  경상 환자가 발생했다.

나도 머리부분과 등부분으로 유리조각이 튀어서 따갑고 불편하다.

유리조각이 너무 작아 털어지지도 않는다.

나는 물을 뿌려서 유리를 떼어내고, 심하게 유리파편을 뒤집어쓴 다른 사람들도 물을 뿌려주며 유리가루를 털어주었다

얼마나 다행인지 내가 앉은 뒷자리부터 유리가 깨어지고 차가 추돌했다.

표를 살 때 앞자리로 달라고 하지 않았으면 내가 저기쯤 어딘가에  앉아 있었을텐데...

휴~ 누가 뭐래도 나는 하나님이 보호해주셨다고 믿는다.

하나님~! 교회도 빼고 돌아다녔는데 땡큐~ 감사해요.

이만한게 얼마나 다행인지요.

그러는 순간에

나는 머리속에 두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하나는 서울간다고 말도 하지 않고 나왔는데,

언제 집으로 갈 수 있을까를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했다.

다른 하나는 교통사고 난 버스내부의 현장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유리창과 버스는 찌그러졌고 안에는 엉망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는다. 

결국 사진직기는 포기하고.....

 빨리 집에 들어 가야한다는 생각으로,  

여러가지로 정신이 없는 버스 기사아저씨를 찾아가서 이 차는 운행이 불가할테고 ,

빨리 집에 갈수있게 대체버스를 신청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사이에 119, 경찰, 고속도로순찰대, 보험회사 2곳까지 도착하여 조사를 한다.

경찰관이 나에게 와서 누구냐고 물어본다.

나는 나도 승객이라고 했더니 갸우뚱하며 간다.

그도 그럴것이 대부분에 승객들이 정장차림으로 있는데,

나만 반바지에 샌들신고 디셔츠입고 있으니  이상하게 보였나보다.   

버스안에 있던 승객들도 천태만상이다.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내하고 참는 여유를 보여준다.

1-2사람의 볼썽사나운 억지를 보니 안타깝다.

그렇게 기다리기를  얼마나 있었을까.

버스가 도착했다.

새로 도착한 버스를 타고 출발~!

휴 다행이다.

버스안에 있는 TV에서 김탁구라고 하는 드라마를 하고  있다.

아내가 걱정할까봐 문자를 보냈다 "김탁구보고 있는데 김탁구 끝나면 들어갈께" 라고... 

아내에게 답장왔다 평상시대로 "알았어" 한마디...

무뚝뚝한 아내가 오늘 따라 이렇게 고마울수가 없다. 

버스가 둔산청사에 도착하니 밤11시 30분이다.       

나는  승객들의 인적사항을 모두 적는게 좋겠다고 버스 기사아저씨게 말씀드리고,

병원에 치료 받으로 갈 사람들을 위하여 안내를 해달라고 요청하고, 나는 버스에서 내려서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들어와서 16-35렌즈는 아들방에 잠시 보관(?)하고, 

아무일 없는 표정으로 들어가며

아~ 배부르다~!!

너무 많이 먹었나~!

사실 엄청 배가 고픈상황인데 ~~

아우~~

16-35 영입을 위하여 난 엄청난 하루(?)를 보냈다.

얼마나 좋은 일이 있을라고 이런일이 있었을까?

기다려진다.        

 아직까지도 렌즈는 만져보지도 못하고 출근했다.

에휴~!

어제의 긴긴하루가 추억속으로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