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변환_IMG_4643.JPG뼈의 음악 

  -- 최승호

만약 늑골들이 현이었다면, 그리고 등뼈가 활이었다면, 바람은 하나의 등뼈로 여러 개의 늑골들을 긁어대며 연주를 시작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적막이라는 청중으로 꽉 찬 사막에서 뼈들의 마찰음과 울림은 죽은 늑대의 뼈나 말의 뼈와 공명할 수도 있었을 것이며 적막이라는 청중의 마음을 깊이 긁어놓았을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뼈의 음악은 그렇다. 아무런 악보도 없이 뼈를 뼈로 연주해 텅 빈 뼈들을 뒤흔든다. 

청중으로는 적막이 제일이고 연주자로는 바람이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