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끝자락 저녁의 황금빛 바다에서 미역을 줍고 있는 나이 든 두 어촌 여인의 모습을 찍은 작품이다.

사진의 앞부분은 어촌 여인의 작업을, 뒷부분은 아름답고 부드럽게 펼쳐지는 바다를 찍었다. 포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움직임과 소란스러움은 화면 밖으로 밀려나 있어 파도 소리 이외에는 깊은 정적에 잠긴 두 여인의 모습에서 엄숙함까지 느껴진다. 두 여인은 긴 막대를 뻗어 파도에 밀려온 미역을 주워 모아 간수하고 있다. 시선은 오른쪽 여인과 막대, 그리고 파도 위에 무심하게 떠 있는 갈매기에게서 왼쪽 여인으로 부드럽게 흘러가서 두 여인과 두 갈매기를 한 무리로 파악하게 한다. 그 배경에는 잔잔한 파도가 끝없이 펼쳐져 고전적인 풍경을 이루면서 끊임없이 미역이 밀려올 것을 암시해 준다.

"트릴로"는 강원도 고성군, 양양군 일대의 포구 풍경을 많이 찍었는데, 과장하거나 감상을 섞지 않고 일하는 여인의 모습을 종교적인 분위기로 심화시켜 소박한 아름다움으로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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