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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개인 오후 부드러운 늦은 햇살에서 오는 따뜻한 빛으로 정감있는 우리네 삶의 단면을 잘 포착하셨습니다.
촉촉히 젖은 시장바닥과 지저분한 배경은 장마비를 피하기 위해 설치되어 있던 비닐로 정리하고 누구인지 보여주지 않는 폐쇄성으로
주부의 손에 들린 파 한단이 들어있는 비닐봉투로 시선을 이끕니다.
순간에 일어나는 장면을 포착한다는 것은 그리 간단하거나 쉽지않은일입니다.
사진을 보며 마음이 짠~해집니다. 그 이유는...
여러루머들이 생각납니다....
1. 어느사람은 비싼 클래식카메라를 100만원에 사고 마눌님한테 고물이라 10만원에 샀다고 했답니다. 바빠서 사진을 찍을틈이 없어 쳐 박아 놨는데 가전장비나 오래된카메라 산다는 리어카상 아저씨가 20만원준다고 하니 홀라당 팔아 먹었다는 이야기
2. SLR클럽 자유게시판에서 있었던 '국자사건'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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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점심을 맛있게 먹고 입가심으로 커피를 한잔 하고 있었는데, 직장 동료 B씨가 와이셔츠 바람에 웃옷을 집어 들고 허겁지겁 뛰어나오더니 잠시 집에 들른다며 휑하니 사라져버렸다.
불러불러 도중에 이유를 물어보니,
“마누라가 청소하다가 렌즈 하나 깨먹었는데, 수리한다며 사진관에 문의한다고 해서~~”
렌즈라...? 그때 저번 달 회식 때 술 먹으며 B씨가 한 말이 문득 떠올랐다.
"아빠백통 하나 질렀는데, 마누라한테 90만원이라고 속였는데 어찌나 잘 속던지.. 하하하하!"
..... 애교로 넘어갈만한 금액이 아닐 텐데..
(“이거봐, 이거 하얀색이라서 싼 거야! 무거워서 사람들이 안 쓰는거라 싸게 사왔어~”)
※ 이해를 돕는 글 :
아빠백통이란, 캐논社의 카메라 렌즈, EF 70-200L IS USM의 애칭입니다.
'신이 내린 렌즈', '꿈의 렌즈'등의 소리를 들으며 만인의 선망을 사고있답니다.
가격은 대략 200만원 정도 합니다.
전화 받고 부리나케 뛰어간 B씨의 눈에 보이는 것은 거실에 널부러진 산산조각이 난 아빠백통의 잔해와 옆에 떨어져있던 휘어진 국자였다고 한다. (아마도 국자로 아빠백통을 사정없이...;;)
그 후 B씨는 잘못을 뉘우치기는 커녕 산산조각난 아빠백통의 잔해를 보고 노기가 충천했는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했냐며 제수씨를 닦달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틀 후. 직장 근무 중이던 B씨에게 다음과 같은 문자가 날아왔다.
나그저께 400원
때문에XX년이라
는소리들었어.
이제그런소리듣
지않을래잘있어
B씨의 부인은 그 문자를 남기고 오전에 친정집인 제주도로 짐 싸들고 갔다.
얼이 빠진 듯 상사에게 몇 마디 하고 총알같이 튀어나가던 B씨.
아무튼 아빠백통이 아니라 그 비싼 원두막을 구입했어도 아내의 협조와 이해로 설득했으면 이런 참사는 없었을 듯 한데……. 마누라는 400원 깎으려고 하고 남편은 200만원짜리 아무렇지도 않게 산 것에 화난 것이 아닌.. 자신을 속이고 신뢰가 무너져서 화가 난 것이 아닐지..
http://www.slrclub.com/bbs/vx2.php?id=canon_d30_forum&no=380316
http://www.slrclub.com/bbs/vx2.php?id=canon_d30_forum&no=384365#pg
삶의 주변에서 프레임을 담아내는 감각이 너무 좋습니다.
송강동 주민자치센터에서 감사패라도 받으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