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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기출사 가는 날^
금요일 밤에 서울 삼성의료원으로 문상 갔다가 막차버스 (12시)로 대전에 와야만 했다. 새벽 2시 10분에 터미널에 도착하여 숙소에 가니 2시 30분...
이대로 잠이 들면 못 일어날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에 대충 정리하고 아침 도시락을 주문하러 나갔다. 일전에 먹어 본 오징어초무침과 주먹밥이 맛있어서 원우 분들에게 선을 보이고 싶었다. 새벽 4시 30분경이었다.
이른 새벽, 내 눈에 보이는 시내 거리는 놀라웠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술집과 해장국집은 인산인해였다.
시계를 보니 4시 50분을 가리키고 있다. 청춘이 부럽다.
해장국을 먹고 밖으로 나온 여친은 다리를 배배꼬고 서 있다. 남자는 지갑을 털어 밥값을 계산하고 나올 것이다. 여전히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내 마음도 비에 젖어 축축해 지고 있었다.
거나하게 술에 취한 여자들은 비틀거리며 즐거운 표정으로 지나간다. 역시 친구는 좋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주문한 주먹밥이 다 되었다는 말에 계산하려고 하는데 지갑이 없다. 차에 두고 온 모양이다. 그런데... 문이 열리지 않는다. 건망증이 또 발동한 것이다. 아~ 어쩌란 말인가. 새벽 6시에 출사장소로 가야하는데...
(중략)
출사 가는 날 하루를 이렇게 난감하게 시작하였다.
자동차보험에 연락을 하고 문을 열어 달라고 했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 긴급출동서비스 직원에 의해 문을 열 수 있었다. 다행히 차에 열쇠뭉치가 있었다. 차 안에도 없었더라면 견인을 할 판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출사장소에 갈 수 있었다. 출사지를 정하고 네비양에게 알려 주었다. 신나게 달리는 고속도로...여전히 장마비가 퍼 붓고 있다.
첫번째 목적지인 대조사에 도착하였다. 비 오는 날의 산사는 운치가 있고 조용해서 좋다. 찾는이가 적으니 한적하고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 진다.
일행과 함께 동산으로 올라갔다. 산사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 봐야 진면목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커다란 미륵불 역시 가까이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