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방
-김재진
내 안에 있는 평화를 위해 노래합니다.
내 안에 있는 진실과
내 안에 있으면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문 닫힌 사랑을 위해 노래합니다.
아무도 없는 내 안의
불꺼진 방을 위해 노래합니다.
작은 식탁과 낮은 책상
마음의 조명을 밝혀야 볼 수 있는
사랑스런 불빛따라 노래하며
내 인생의 따뜻했던 순간들을
손가락 뻗어 만져봅니다.
자물쇠 하나 채워 놓지 않은 방안에 있으면서도
방문 열지 못한 채 갖혀있는
여리디여린 사람들을 위해 노래합니다.
나로 인해 상처받은 내 가족과
세상 모든 다친 사람들을 위해 이 노래를 보냅니다.